본문 바로가기
방문일지/맛집

수원 맛집 로마경양식 : 1987년에 시작된 38년차 경양식 레스토랑

by 김온실 2024. 1. 28.
반응형

이곳은 인계동 동수원빌딩에 위치한 오래된 경양식집 로마경양식. 수원에서 경양식집을 물어본다면, 백이면 백 로마경양식을 알려 준다고 한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맛집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백종원의 국민음식> 등 티비 프로그램에도 소개되었다. 명성이 대단한 만큼 분명 웨이팅이 있을 거라 확신하고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건물 간판의 톤과 ‘함박스텍’이라는 단어에서 옛날 느낌이 진하게 풍겨진다.

인계동 동수원빌딩 1층 로마경양식


로마경양식 입구에는 이용 시간과 메뉴, 케어키즈존, 웨이팅 방법, 외부음식 반입금지 등 여러 안내사항이 있다. 대한민국 명인장 인증 현판도 눈에 띈다.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요리사 인형이 보여주는 대표 메뉴는 옛날돈가스(12.0)와 함박스테이크(17.0)이다.

로마경양식 외관

전체 메뉴도 가게 밖에 붙어 있어서 웨이팅 중인 사람들은 메뉴를 미리 정할 수 있겠다. 소스와 가니쉬를 모두 직접 만든다는 점, 수프와 소스에 땅콩버터가 들어있다는 점이 맛을 더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주말에는 1인 식사가 불가능하며 주중 오후 1시 이후부터만 이용 가능하다. 

로마경양식 메뉴와 안내사항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같은 구간을 짧게 지나는데 그 중간에는 문으로 구분된 프라이빗한 룸도 있다. 
토요일 오픈런은 다행히 성공이었다. 바로 입장은 가능했는데, 놀랍게도 벌써 자리 잡고 식사 중인 사람들이 꽤 있었다.

로마경양식 입구와 룸

매장은 탁 트인 홀테이블과 좀 더 아늑한 분위기의 좌석,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 2층 좌석이 있다. 홀테이블 외에는 이미 만석이었다.

로마경양식 내부

로마경양식은 나무로 된 가구들과 약간 어두운 내부를 따뜻한 톤의 조명으로 밝혀서 옛 경양식집 분위기를 잘 살려 놓았다. 작은 화분과 소품들, 푸조가 떠오르는 문양, 펼쳐서 박아 놓은 호피가 생각보다 어울린다. 

로마경양식 인테리어

테이블에는 메뉴판과 함께 물, 티슈, 종이컵, 앞접시, 깍두기통, 후추통이 있다. 기본은 찬물이지만 요청드리면 따뜻한 물도 작은 통에 담아 가져다주신다. 식기도 따로 챙겨 주시고 깍두기만 셀프로 덜어먹는 식이다.

테이블 위 기본 구성

주문하기 전에 먼저 내어주시는 수프는 오뚜기로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안내된 대로 땅콩버터가 함유된 수제 수프다. 기호에 맞게 후추를 뿌려 먹으면 된다. 맛은 간이 세지 않고 땅콩버터 특유의 고소함이 조금 느껴지며 약간 달달한 편이다. 따뜻하게 나오지만 빨리 먹지 않으면 금방 식는다.

로마경양식 스프(메뉴당 하나)

메뉴는 다 같이 나왔다. 가니쉬는 빨간 단무지, 양배추 샐러드, 마카로니, 시금치 무침으로 모든 메뉴가 통일이다. 시금치를 주는 집은 처음이어서 신기했고 좋아하는 나물이라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함박스텍(17.0)은 두 덩이가 나오는데 두께가 상당해서 한 입을 먹어도 묵직하다. 씹을수록 고기 맛이 진하다기보다는 함께 반죽된 재료들의 맛이 소스와 섞여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간도 꽤 강해서 밥도둑인데, 함께 제공되는 밥 양이 적은 편이라 더 필요하다면 사이드 메뉴로 추가(1.0)해야 한다.

로마경양식 함박스텍 17,000원

옛날돈가스(12.0)는 돈가스가 두 덩이 나온다. 소스가 뿌려져 나와도 튀김의 바삭한 식감이 잘 살아있어서 경양식 돈가스 맛집이라고 생각했다. 고기 육질이 적당히 씹는 맛이 있고 소스는 적당히 새콤 달달해서 드레싱이 묻은 양배추 샐러드 한 입과 같이 먹을 때 맛을 더 살려준다.
세트 1번(22.0)은 모든 메뉴가 조금씩 구성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맛보기 좋다. 함박스텍+옛날돈가스+치킨가스+생선가스+왕새우가스 조합으로 각 튀김에 맞춰 소스도 다르게 뿌려져 있다. 생선가스와 왕새우가스는 타르타르소스, 치킨가스는 머스터드소스로 추정된다.

로마경양식 세트 1번 22,000원

이렇게 모든 메뉴를 먹어 본 결과, 돈가스>치킨가스>왕새우가스>함박스테이크>생선가스 순으로 랭킹을 세웠다. 치킨가스는 육질이 부드러워서 안심텐더의 느낌이 강했는데 나는 그 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왕새우가스는 대가리를 빼면 먹을 게 별로 없었지만, 새우살 자체가 씹을수록 고소해서 맛있었다. 생선가스는 원래 좋아하는 메뉴인데, 이번에 먹은 것은 좀 비렸다.

함박스텍, 치킨가스 한입
생선가스, 돈가스, 왕새우가스 한입

식사를 다 하고 나왔을 때 대기 줄이 생겼는데,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어르신들의 핫플인 듯하다.
로마경양식 주차 같은 경우, 평일 점심은 주차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평일 저녁과 주말은 건물 뒤편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나처럼 찾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사진과 같은 곳이 보이면 의심 없이 들어가면 된다.

로마경양식 주차장

로마경양식은 어르신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옛 경양식집의 맛과 모습이 잘 담겨 있는 곳이었다. 경양식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던 나도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꼈던 돈가스는 또 생각이 날 것 같다. 연말에 와도 좋을 만큼 식당의 분위기도 좋았다. 이번에 모시고 함께 식사한 어르신께서 드물게 맛있었다고 한 곳이니,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좋겠다.
 

상호명: 로마경양식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49 동수원빌딩 1층
영업시간: 화~금 10:50-19:00
토, 일 10:50-18:30
화~일 브레이크 타임 14:00-16:50
휴무: 월, 명절
비고: 주차 가능
반응형